원제는 중국인의 논리인데 한국 발매명이 저렇다. 서양인인 저자의 시각으로 중국인의 생각과 논리를 짚어본 책이다.

중국이 어떻게해서 부와 권력으로 급상승하게 되었는가. 한국인과 어떻게 다른가에 흥미를 갖고 보았다. 그러나 세계관이 오랜역사에 걸쳐 공유해왔던 만큼 저자가 생각하는 중국인의 특징이 한국인으로 바꿔도 말이된다. 이를테면 교수가 저명한 상을 받았다든가 하면 현수막 부터 거는 것이나. 과거 정부 캠페인에서 캐치프레이즈를 걸면 깃발이나 선전문구 현수막을 거는건 우리에게 새롭지 않은일이다. 왕실에서 썼다는 것이, 궁중비법이라는 것이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이 횡행하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자는 현상적으로 돈을 밝힌다고만 지적하지 '왜'밝히는가에 대해서까지 이해하지 못한다. 서구는 오랜시간동안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넘어갔고 자본주의라는 체제선택도 오랜 시간 협의로 발전했다. 또 단시간에 부흥한 적도 없다. 중국이나 한국은 매우 단시간에 극적인 경제변혁을 맞았고 한국에 비해 중국은 더더욱 단시간에 맹렬하게 솟아올랐다. 미국과 영국은 뿌리는 비슷하지만 전혀다른 생활양식과 태도를 가지는데 영국은 철저한계층 의식과 입헌군주에 사람들이 신분상승의 의지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금주의가 신분제를 대체하는 것을 파악하지 못한 통찰이 다소 아쉽다. 또 권위와 유명세로 그들이 입었던 것들 그들의 공부법이 왜 부상하는지 서양과 비교하는 전달에 그친다. 흥미로웠던건 본토 중국인 뿐 아니라 싱가포르 화교 등 포함한 중화권까지 넓혀 노벨상 못탔을까에 대한 분석이었는데, 요는 뛰어난 자가 있어도 이를 학문화하지 못했고 특히 건축기술과같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경우 도제식으로 물려주기 때문에 뛰어난 건축기술도 죽고나서 사라졌다는 것. 한자가 인문학적인 연구에는 매우 의미있고 좋으나 수학적인 연구에는 저해가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도 말이 안되는게 한자가 문제라면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게 어불성설이다.

말에는 힘이 깃들어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나, 의외로(?) 중화권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겸손하라고 가르친다는 점이나, 지금화내는 것보다 나중에 이루고 나서 복수하는게 좋다는 옛가르침 등등 같은 동양문화권에서 비슷하지만 새로보이는 점들이 있었다.

중국인이 마작 좋아하는 건 유명한데 수학적인 승률 계산보다도 운이 좋을거라는 믿음이나, 마이너스 플러스 마이너스는 플러스가 되는 논리로 주장을 한다든가 하는 발상, 기쁨은 나누고 결점을 숨긴다든가... 자잘하게는 흥미로웠으나 꽌시문화에 대한 얘기가 부족했다. 술을 왜 코삐뚤어지게 마시는가에 대해서는 술을 목만축이면 안친하단 뜻이기 때문이라 한다. 그리고 다른사람 있는데 '와야할 사람이 안왔다'고 하거나 '안가야할 사람이 갔다'고 말하면 딱 그사람만 두고 얘기한건데도 다른사람이 흑백논리로 이해해 불쾌해하니 조심하라는 귀띔이한국인에게는 필요치 않을거 같다.

대략적으로 괴짜를 싫어하고 다름을 배척하며 같음을 추구하는 사회. 중국이 아니라 한국 아닌가. 스티브잡스가 중국인이었다면 하는 가정도 재밌었다. 부모는 자식이 안정된 직업을 갖기를 바라고 자식이 곧 나라는 생각, 효를 중시하며, ㅇㅇ성 사람은 사기를 잘 친다, 서예를 미술작품처럼 액자에 전시한다 등 전부 한국에도 통용되는 얘기다.

가장 인상깊었던건 권위가 곧 법이다라는 소제목이 강렬했다. 제자는 선생의 이론에 대해 논박하지 못함을 지적했고, 저자는 중국고전에 꽤 강한편이어서 공자가 당대에 그리 환영받지 못한 인물이며, 특정제자를 편애했고, 이시대에 통용되기엔 공자의 논리적 허점을 제대로 파고드는 맛이 있다. 끽해야 편균 40년 인생이었던 시대에 부모 3년상할것인가로 설전을 벌였던 공자. 반박하는 제자들을 논리가 아닌 권위로 찍어누르며 승리했다고 착각하는데서 얼마나 논리적허점에 노출되었는지, 현재도 유효한가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볼만하다.

전반적으로 서양인의 시점에서 보는 중국인의 관점으로 한번쯤 읽어볼만하다. 그러나 한국인과 구별되는 중국인만의 특징을 전격적으로 다뤘다고 보기엔 공통점이 더 많았다.
Posted by 율리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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